최근 화장실 악취 문제에 대한 민원이 반복되며, 단순히 청결 유지나 방향제 사용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근본적인 원인 진단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저희는 신축 및 구축 건물의 화장실을 대상으로 설비적 관점에서 악취 발생 원인을 분석하고, 그에 따른 구조적 개선 및 시공 방안 제안을 목적으로 조사를 진행하였습니다.
이번 조사는 단지 문제가 발생한 설비만을 보는 것이 아닌, 화장실 구조 전반과 사용 방식, 시공 방식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으로 진단하는 과정을 통해 보다 체계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 작업이었습니다.
1. 악취 발생 지점과 유형별 원인
화장실에서 발생하는 악취의 주요 원인은 **암모니아(NH₃)**와 **황화수소(H₂S)**입니다. 이 두 가스는 유기물의 부패 과정에서 생성되며, 각각 특유의 강한 냄새를 발산합니다.
- 암모니아(NH₃): 자극적이고 톡 쏘는 냄새를 지니며, 주로 소변 등이 분해될 때 발생합니다.
- 황화수소(H₂S): 썩은 달걀과 유사한 냄새를 내며, 대변 등 유기물이 부패하는 과정에서 생성됩니다.
이러한 가스들은 단순히 불쾌한 냄새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고농도에서는 인체에 유해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황화수소는 10ppm 이상의 농도에서 즉각적인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화장실 악취와 관련된 보다 자세한 사례와 정보는 아래의 기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지하에서 '살인' 똥냄새에 쓰러지는 사람들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539618.html?utm_source=chatgpt.com
- 화장실 갔다가 질식사… '황화수소'가 뭐길래 https://www.segye.com/newsView/20210630510307?utm_source=chatgpt.com
우선, 기존 건물과 신축 건물 모두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하였으며, 세면대, 바닥 유가, 양변기, 소변기로 구분하여 원인을 분석했습니다.
- 세면대는 사용 빈도가 높아 물이 고이는 ‘봉수’가 잘 유지되어 악취는 거의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 반면 바닥 유가의 경우, 신축 건물 혹은 바닥 물청소를 자주하지 않는 화장실에서 봉수가 마르거나 증발하여 풍속계로 기류가 확인되고 악취 유입이 확인되었고, 이는 유가 구조 변경이나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했습니다.
- 양변기에서는 특히 플랜지 부위의 기밀이 유지되지 않아 기류가 발생하는 사례가 많았습니다. 이는 시공 중 플랜지의 고무 패킹 이탈, 또는 장기간 사용으로 인한 패킹의 경화/수축 현상으로 인한 것으로, 추후 역류 현상까지도 유발할 수 있는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 소변기, 특히 바닥 상치형 구조의 경우, 배관과 플랜지 사이의 규격이 맞지 않아 틈새를 통해 악취가 유입되는 사례가 빈번했습니다. 이는 건축 공정 중 발생하는 오차를 감안해 75파이 배관을 사용하지만, 기밀 구조가 부재하다는 점에서 구조적 대안이 필요함을 확인했습니다.
2. 구조적 원인에 대한 구체적 진단
플랜지와 배관 사이의 기밀 실패는 악취 유입의 핵심 원인 중 하나로 확인되었습니다.
- 시공 단계에서 도기에 플랜지를 미리 결합한 후 삽입하는 과정에서 고무 패킹이 벗겨지거나 밀리는 현상이 발생하며, 이는 기밀이 완전히 확보되지 않음을 의미합니다.
- 또한, 오랜 기간 사용한 플랜지의 경우, 고무 패킹이 딱딱해지고 수축되며 기존의 밀착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는 구조적 취약점도 존재합니다.
소변기 구조에서도 설계 단계에서의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벽-배관 거리의 공정 오차를 감안하여 75파이 배관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기밀 확보를 위한 편심 플랜지나 패킹 대책이 공기 및 작업 비용으로 인해 대책이 마련되지 않아 결국 악취가 틈 사이로 유입되는 구조입니다. 특히 소변기 종류(치마형/일반형)나 브랜드(계림/대림)에 따라 배관 위치에 차이가 있음에도, 설계 시 이를 반영하였으나 시공시 이를 무시하거나 큰 공정 오차 발생으로 반복적인 악취 문제가 발생하고 있었습니다.
3. 실질적인 개선 방안 제안
이러한 원인 진단을 바탕으로 시공 지침, 구조 개선, 시방서 개정의 3가지 방향에서 해결책을 제시했습니다.
- 시공 지침 개선
플랜지는 기존 제품 대신 실리콘 패킹이 내장된 보완형 플랜지로 교체하고, 또한 플랜지 볼트를 실리콘으로 고정해 이탈 방지 및 기밀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 구조 개선 방안
바닥 상치형 소변기의 경우, P트랩 구조를 도입할 수 있지만 이는 이중트랩 문제로 배수 흐름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대신 50파이 배관에 ±30mm 조절 가능한 전용 플랜지를 사용하는 것이 현실적이며, 소변기 선택 시 브랜드별 치수를 충분히 반영하는 설계 기준도 함께 제시해야 합니다. - 시방서 개정 및 검사 절차 강화
현장 검사 시 기류 측정 및 수평 검사 항목을 도입하여, 설비 설치 후 악취 유입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합니다. 만약 검사 기준을 통과하지 못할 경우, 재시공을 명령하고, 시공자는 반드시 이를 충족해야 합니다.
마무리하며
이번 조사는 단순히 악취 발생 상황만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구조적 원인에 대한 과학적 접근과 실질적인 개선 방안 제시를 목적으로 수행된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시공 과정에서 간과되는 사소한 디테일”이 장기적으로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음을 확인하였고, 이러한 디테일 하나하나를 반영한 새로운 시공 지침과 검사 기준이 마련될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졌습니다.
향후 본 보고서가 유사 문제를 겪는 타 기관이나 시설에서도 참고 자료로 활용되기를 바라며, 보다 건강하고 쾌적한 화장실 환경 조성을 위한 초석이 되기를 기대합니다.